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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떻게 지내십니까 - 한국 버전
에코의 인문학적 자랑질과 그에 대한 누군가의 진지한 개그성 포스트에 대한 삽질. 애초 기획은 '어떻게 지내십니까'에 대한 단답성 나열-이 글의 원래 패턴-을 답습하는 것이었지만 쓰다보니 스토리라인을 지닌 티비토론회가 되어버렸다. 이것도 나름대로 재밌으니까. 뭐. - <수많은 방청객과 패널로 둘러싸인 한 토론장. 세계 곳곳의 사회학자들이 한 마디 헛소리를 찌끄리기 위하여 포진한다. 중앙에는 나름 사회학계에서 현존하는 최고의 석학이라 알려진 기든스님이 마이크를 쥐고 사회를 보고 있다. 시끌벅쩍. 웅성웅성. 세상에서 가장 실용성 없는 학문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모인 장소란 대체로 이렇다> 사회자 멘트 : 자. 모두들 어떻게 지내십니까? 먼저 사회학계의 원로이자 사회학의 양대 산맥인 두 분에게 묻습니다. 베버씨, 그리고 맑스 씨,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가? 사회자인 저는 제 3의 길로 책도 많이 팔아먹고 명예도 얻고 욕도 많이 먹은 후학, 앤써니 기든스입니다. 선배님들, 어떻게 지내십니까? 베버 : 아 그게 참, 한 마디로 대답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. 맑스 : ㅋㅂㅅ . 제가 한 마디로 대답해 드리죠. 돈이 문제입니다. <그리고 이 둘은 격투에 들어간다. 양측의 수많은 지지자들이 격투에 달라붙어 삽시간에 그들 주변은 아수라장이 된다> 기든스 : 하여간. 두 선배님들 그만 좀 싸우십쇼들. 제가 두 분의 입장을 대표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. 그게 그러니까 제가 서른이 되기 전에 쓴 논문에서 보면.....둫ㅂㄷ해ㅔㅂㄷㅈ후ㅇㅎㅁㅇㅎㄷㅎㅁㄷㅎ. <방청석에서> 뒤르껭 : 둘이 맨날 싸움질이라니, 이거 완전 아노미로군. 짜증이 나서 자살하고 싶어지네. 스펜서 : 그러게, 대체 저 치들은 진화라는 걸 모르는군! 모스 : 적당히 주고 받으면서 양보하고 살면 될 것을. 레비스트로스 : 선배님, 맞는 말입니다. 사회학의 역사 이래로 저 둘은 매일 싸우는군요. '사회학'이라는 구조가 저 둘을 투쟁하게끔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. 슬픈 사회학이로군요. 밀즈 : 하여간 저 놈들, 저렇게 상상력이 부족해서야! 로크 : 차피 역사란 게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인 데, 싸움은 필연 아닌가? 다윈 : 그리고 승자가 살아남는 거죠. 파슨스 : 그리고 저처럼 만사 오케이인 겁니다. 참고로 저는 언제나처럼 잘 지냅니다. 알튀세르 : 파슨스 선생, 안 물어봤습니다. 지금 제 앞에서 답부터 놓고 질문을 찾아보자 이겁니까. <그리고는 돌연 춤을 춘다> 후쿠야마 : 알튀세르, 이 지저분한 공산주의자 같으니! 자네 같은 시대에 뒤떨어진 멍청이가 어떻게 이 토론회에 참여했는 지 모르겠군. 공산주의는 종언을 고한 지 옛날인데! 너 같은 놈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려! <찌질이 후쿠야마는 묵살당한다> 하버마스 : 저새끼는 하여간 대화라는 걸 모르는군. 그람시 : 진지 깊숙한 곳에 묻어버릴까요? 아이구 허리야. 맨날 진지작업 하다보니 허리가 휘어서 이것 참. 데리다 : 그런데 나는 잘생겼지롱. 게다가 축구도 좋아한다구. ㄷ루멛ㄻㄷ함ㄷㄷ. 두헤댛ㅁ? <데리다가 외계어를 시작합니다> 고진 : 쯧쯔. 저 인간 또 이성을 상실했군. 하여간 저 치들은 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 뭐 하자는 건지. 아도르노 : 하지만 이성이 세상의 모든 답이 될 수는 없지요. 루소 : 이성이 얼마나 많은 것들을 망쳐놓았는지 보시오! 우리는 자연으로 돌아가야 하오! <루소는 다섯 병째의 포도주를 비웁니다> 페스탈로치 : 선배님, 술 좀 작작 처먹으이소. 그 시간 있으면 나랑 농사나 지으러 가지 그것 참. 교육학 망신은 다 시키네. 푸리에 : 자네, 나와 함께 공동 농장 프로젝트를 하지 않겠는가? 크고 아름다운 공동 농장을 세워보자구. 자네 돈은 좀 있나? 여기 내 계획서를 한번 보라고. 일단 이 정도 규모의 땅에...... <장황하게 설명하는 푸리에 앞에서 페스탈로치는 빚쟁이들에게 끌려 어디론가 사라지고, 강인한 표정의 대머리 친구가 푸리에에게 접근한다> 레닌 : 어이 푸리에씨, 그런 공상주의적인 방법으로 세상이 바뀔꺼라 생각하나? 세상을 바꾸는 건 체계화된 혁명이야! 트로츠키 : 체계화되고, 국제적이고, 영구적인 혁명! 스탈린 : 그리고 피의 숙청! <스탈린은 트로츠키의 뒷통수에 얼음 도끼를 꽂습니다> 조지오웰 : 저런 돼지같은 새끼! 크로포트킨 : 국가적이고 체계적인 사회주의란 고작 저 정도지. 해답은 아나키라니까. 일리히 : 그러췌. 체계가 병폐를 만드는 거지. 마오 : 공허한 망상은 좀 집어치우시게. 그래서 자네들이 한 게 뭔가? 이상한 이상주의적 글이나 몇줄 찍 써 놓은 거 말고 또 뭐 한 일 있나? 나는 대륙적 기질로 일국 내 혁명을 위해 많은 일을 해냈네만. 네그리 : 하! 국가. 국가. 국가. 대체 국가라니, 아직도 그런 철지난 단어를 입에 올리는 촌스러운 사회학자도 있나? <네그리의 얼굴로 모형 비행기가 날아온다. 그의 옆에 앉은 하트의 얼굴에도 모형 비행기 한대가 날아와 그들의 얼굴을 강타한다. 그들은 마치 쌍둥이처럼 허물어진다. 남녀노소와 분야를 막론하고, 촬영장에 있는 전원 긴장하여 그 둘의 무너짐을 지켜본다> 보드리야르 : 저 둘, 무너진 것 같겠지만 사실 무너진 게 아냐. 그건 단지 이미지일 뿐이라고. <일동 야유> 프레데릭 제임스 : 저새끼 또 헛소리질이군. 요즘 헛소리꾼이 너무 많아졌어. 역시 제대로 된 소리를 하는 사람은 우리 마본좌님이신데 말이지. 문제는 돈이란 말야. 프루동 : 당연히, 소유는 도둑질이지! <일동 조소> H미드 : 그런데 왜 빨갱이들만 말하고 있나? 이래서 빨갱이들이 안된다니까. 대화로 미뤄봐도 쉽게 알 수 있지. M미드 : 잘 만났다 조지 허버트 미드! 네놈 때문에 내 이름이 헷갈린다는 사회학도들의 투서가 있다르고 있다. 내일 오전 여덟 시 까지 사모아 섬으로 나오도록. 여성의 힘을 보여주마. <고등학교 사회교과서에는 나오나 대학 사회학 교재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 마가렛 미드와, 대학 사회학 교재에서는 나오나 고등학교 사회교과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조지 허버트 미드는 옥신각신을 시작한다> 프레이리 : 또 싸움인가. 잠시 앉아 대화를 나눈다면 세계에 대해서 훨씬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터인데. 왜 또 싸움질인가. 니체 : 그러는 당신의 교육론도 터무니없는 이분법이잖아? 슈펭글러 : 결국 말싸움으로 치닫는 건가. 하여간 토론이든 뭐든 이렇게 막장으로 끝나기 마련이지. 할쉬베르거 : 이쯤에서 누군가가 토론을 좀 정리했으면 좋겠는데......... 들뢰즈 : 토론에 시작과 정리 따위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나? 크리스테바 : 아. 이런 식의 발상이란. 남성적 말하기의 한계지. <여전히 한 구석에서는 마본좌와 베본좌를 위시한 두 세력이 사투를 벌이고 있고, 아직도 한 마디 해 보지 못한 수 많은 학자들이 자신의 말하기 차례를 기다리며 한껏 폼을 재고 있다. 사회자인 기든스는 방청객들을 상대로 자신이 저술한 교재의 우수성에 대하 논증하고 있으며, 토론은 전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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